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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실외기에 둥지를 튼 ‘물까치‘와 새알 6개의 탄생기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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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마지막 주 어느날, 예상치 못한 자연의 선물이 우리집을 찾아왔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앞, 그곳에서 저는 작은 기적을 발견했죠. 가지와 이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둥지 안에, 메추리알 크기의 앙증맞은 알 여섯 개가 다소곳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물까치’였습니다.

     

    물까치, 우리집을 선택하다

    물까치가 나뭇가지위에 앉아있는 모습
    우리집 베란다에 알을 낳은 어미 물까치의 우아한 자태!

     

    도심 속 아파트 베란다에서 새 둥지를 발견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특히 물까치라니요! 처음에는 어떤 새인지 몰라 궁금했지만, 흰색의 비둘기 알과는 다른, 마치 메추리알과 흡사한 무늬의 알을 보고 여러 자료를 찾아본 끝에 ‘물까치(까치과의 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까치는 까치과에 속하는 새로, 은회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깃털과 긴 꼬리가 특징입니다. 예로부터 '길조'로 여겨지는 ‘일반적인’ 까치와 달리, 물까치는 조금 더 수줍고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산림이나 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서식하지만, 이렇게 사람과 가까운 곳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네요.

     

    아파트 베란다, 새 생명의 보금자리가 되다

    에어컨실외기 외진곳의 둥지안에서 발견된 6개의 새 알둥지안에서 발견된 메추알같이 생긴 6개의 새 알
    6개의 새 알이 우리집 에이컨 실외기와 창문사이의 둥지에서 발견되다!

     

    우리 아파트 단지는 산과 인접해 있고 나무가 많아 다양한 새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집 3층 베란다는 외부의 위협을 피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였나 봅니다. 어미 물까치는 작은 부리로 가지와 이끼를 물어와 에어컨 실외기 앞에 정성껏 둥지를 지었습니다.

     

    문득 생각해봅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지. 그저 작은 둥지 하나지만, 그 안에는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자연의 위대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미새와 아빠새, 부부의 사랑으로 지키는 둥지

    저 두 물까치는 6개 알의 보호자인 아빠새와 어미새다

     

    베란다 문을 살짝 열기만 해도 어미새는 놀라 푸드득 날아가 버립니다. 그만큼 예민하게 알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한동안 어미새만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아빠 물까치도 함께 등장했습니다. 두 마리의 물까치는 번갈아 가며 둥지를 지키고, 서로 의지하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 저는 최대한 베란다 출입을 자제하며 이 작은 가족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간섭 없이 자연스럽게 부화하고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자연과의 동거, 그리고 새 생명의 기적을 기다리며

    어미 물까치가 에어컨 실외기와 창문사이의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다
    최선을 다해 알을 품고 있는 어미새

     

    앞으로 약 한 달간, 저는 이 물까치 가족과 특별한 동거를 하게 될 것입니다. 폭우가 쏟아져도, 강풍이 불어도 사람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말처럼, 자연의 섭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물까치가 새끼들을 무사히 세상 밖으로 이끌어줄 거라 믿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도심 속 아파트에서도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까요? 다가올 부화의 순간이 기다려집니다. 언젠가 새끼 물까치들이 둥지를 떠나는 날, 이 특별한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앞으로 물까치가 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이 블로그에 담으려고 합니다. 

     

    둥지안에 있는 6개의 물까치 알(썸네일)
    베란다에 찾아온 특별 손님! 물까치가 만든 둥지와 6개의 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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