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
특히 장롱 안의 옷들 중에는 몇 년째 입지 않은 옷들, 유행이 지나서 선뜻 입기 어려운 옷들, 오래되어 색이 변하거나 목라인이 쭈글쭈글해진 것들도 많다.
좀 헤진 것은 집에서 입으면 되고, 애들 옷 중에서 작은 옷들은 아는 사람에게 넘겨주면 되거니.. 또 제법 괜찮은 옷들은 중고나라에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수년째..
그렇게 쌓아둔 옷들이 집안의 수납공간들을 '마구' 점령해 버린 것이다.
눈 질끔 감고 그냥 버리자고 생각하고 아파트 헌옷수거함을 보니 수거해가는 옷들을 가려 받는 모양이다.
그래서 '돈 받고 못쓰는 물건 수거해간다'는 전단을 어디선가 본듯하여 인터넷에서 '헌옷수거'를 검색해봤다.
헌옷, 폐가전 수거업체가 꽤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나는 '수거킹' 업체를 선택했다. (수거킹 업체와 아무 관련 없음)
커텐. 이불, 침대커버 등을 무상으로나마 수거해주기 때문에 선택했다.
2019년 8월에 수거신청을 했을 당시 헌의류 킬로당 300원이었는데 4개월 지난 12월에 홈페이지를 다시 보니 100원 오른 400원이다.
- 수거 품목 : 헌옷, 모자, 벨트, 속옷, 신발, 가방, 한복
- 무상수거품목 : 커텐, 이불, 침대커버, 카펫, 인형
- 매입 불가능 항목 : 찢어지거나 곰팡이난 헌옷, 젖은옷/신발/가방 등, 목욕탕슬리퍼, 삼선 슬리퍼, 모든부츠, 하드케이스 가방, 여행캐리어, 목화솜 이불
헌 옷뿐만 아니라 종이류(킬로당 30원), 폐 컴퓨터(개당 3000원), 비철류 등(킬로당 300원)도 수거해 간다.
많이 쳐주지는 않지만 헌 옷수거하는 김에 못 쓰는 후라이팬 등도 챙겼다.
헌 옷 20kg는 100L 종량제 1봉지 + 1/2 봉지 조금 넘는 양이라고 한다.
헌의류와 비철류를 포함해 20kg 미만일 경우 방문시 단가 조정을 당할 수 있으니 20킬로 이상일 때 신청하는 게 좋다.
접수 신청을 하면 전화가 온다. 그리고 방문날짜를 조율한다. 방문날짜를 잡고나서부터 옷을 차곡차곡 쌓아두기 시작했다.
버리기 아까운 옷들.. 그렇다고 있어도 안입거나 못입는 옷들.
방문업체가 약속한 날 도착해서 차곡차곡 쌓아둔 옷들을 마대자루에 쑤셔넣고 간이저울(전자저울)로 정확하게 킬로수를 잰다. 두포대가 나왔다. 35킬로.. 안쓰는 후라이팬도 처분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토탈 금액은 헌옷 35킬로 + 비철류 2킬로그램.. 도합 11,100원을 그 자리에서 수령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헌옷수거함에 낑낑대며 짊어지고가서 버리는 수고로움도 없고 게다가 맥주 4캔정도의 값을 벌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켠켠히 묵혀뒀던 헌옷을 정리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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