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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장이? 개구쟁이? 커피장이? 커피쟁이?…‘-장이’와 ’-쟁이’에 대한 모든 것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 장난꾸러기라는 뜻의 단어인 <개구쟁이>.

가끔식 <개구쟁이>인지 <개구장이>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커피쟁이> <커피장이> <미쟁이> <미장이> <미술쟁이> <미술장이> 처럼 생각보다 일상적으로 많이 접하는 단어가 바로 ‘-장이’와 ‘-쟁이’이다. 


대체 어떤 경우에 ‘-쟁이’와 ‘-장이’를 쓰는지 또 어떤 예가 있는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 보자. 


우선 ‘-장이’는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와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뜻하게 된다. 


-쟁이’도 역시 명사 뒤에 붙는데 ‘쟁이’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닌 ‘속성’을 가진 사람을 뜻하게 된다. 또한 ‘-쟁이’는 앞에 붙은 명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더한 것으로 그 직업을 낮잡아 부르는 성격이 강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기술자에게는 '-장이', 그 외에는 '-쟁이'가 붙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표준어 규정 제9항 붙임2)


예전에는 '-쟁이'와 '-장이'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했는데 1988년 표준어 규정이 정해지면서부터 두 접미사의 쓰임을 구별하게 된 것이다. 당시 ‘-장이’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장인(匠人)’이란 뜻이 살아 있으면 ‘-장이’로, 그 외 나머지는 모두 ‘-쟁이’로 보면 된다. 그렇다면 ‘장인’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대체적’으로 ‘손으로 어떤 물건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해석하면 좋다. 


‘-장이’의 쓰임 예 


  • 대장장이, 미장이, 땜장이, 간판장이, 옹기장이, 양복장이, 칠장이, 가구장이, 커피장이


‘-쟁이’의 쓰임 예


  • 직업관련 : 관상쟁이 손금쟁이, 환쟁이, 그림쟁이, 이발쟁이, 요술쟁이
  • 속성관련 : 말썽쟁이, 멋쟁이, 심술쟁이, 겁쟁이, 무식쟁이, 수다쟁이, 구라쟁이, 미련쟁이, 허풍쟁이, 짜증쟁이, 고집쟁이, 트집쟁이, 난쟁이, 풍각쟁이 


직업과 관련된 ‘-장위’ ‘-쟁이’ 논란은 지금도 진행중인 듯 하다. 


주요 쟁점은 장인에 대해 ‘대체적으로 손으로 어떤 물건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러한 기준이라면 그림쟁이, 환쟁이. 이발쟁이도 역시 손을 이용하는 기술이므로 ‘-장이’로 표현하는게 맞을 것이다. 더불어 땜장이 등도 손을 써서 일을 하지만 물건을 만드는 기술은 아니기에 땜쟁이도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표준어 규정이 1988년에 제정된 만큼 장인에 대한 기준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정하는 일도 필요할 것 같다. 또한 기준이 애매한 단어에 대해서는 표준말/낮춘말 식의 혼용 사용(간판장이/간판쟁이, 땜장이/땜쟁이, 그림장이/그림쟁이, 미장이/미쟁이 등등)도 검토해볼 일이다.  


트리비아



  • 동식물을 지칭하는 단어에 ‘-쟁이’가 쓰인 예 : 담쟁이, 소금쟁이


  • 곱절을 속되게 표현하는 ‘곱쟁이’ (예 : 생각보다 곱쟁이로 힘들었다)


  • 여름에 한복속에 입는 여자 속옷을 ‘고쟁이’이라 한다. 

(출처 :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 깍쟁이’이는 ‘깍정이’가 변해서 된 말로 서울의 땅꾼과 뱀장수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까다롭고 자기 이익만 밝히고 얄립게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 풍각쟁이’이는 거리나 집을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해 돈을 얻으러 다니는 사람들로 ‘떠돌이 인생’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최근엔 풍각쟁이가 바람둥이를 빗대 사용하기도 한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오빠는 풍각쟁이〉라는 노래는 박향림이 1938년에 발매한 노래다. 



  • 위 <오빠는 풍각쟁이> 노래에는 ‘-쟁이’ 표현이 많이 나온다. 가사 참고



1절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내 반찬 다 뺏어 먹는거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고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2절

오빠는 트집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실여 난 실여 내 편지 남 몰래 보는 것 난 실여

명치좌 구경갈 땐 혼자만 가구

심부름 시킬때면 엄벙땡하구

오빠는 핑계쟁이 오빠는 안달쟁이

오빠는 트집쟁이야


3절

오빠는 주정뱅이야, 머

오빠는 모주꾼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밤늦게 술취해 오는것 난 몰라

날마다 회사에선 지각만하구

월급만 안 오른다구 짜증만 내구

오빠는 짜증쟁이 오빠는 모주쟁이

오빠는 대포쟁이야


  • 최근 커피전문가를 뜻하는 ‘커피쟁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정확하게 ‘커피장이’가 맞다. 하지만 인터넷 신문을 검색하다보면 ‘커피장이’보다 ‘커피쟁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검색되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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